※ 주의 : 본 리뷰에는 미리니름(spoiler)이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뒤로가기를 눌러주십시오.
들어가며
"Campana Personuit - 종이 울렸다" 는 project 모향이라는 모개, 서권기문자향 두분이서 네코노벨을 사용하여 제작한 비주얼 노벨입니다. 고딕 풍 잔혹동화가 생각나는 분위기의 1시간 내외의 플레이타임을 지닌 단편으로 총 4가지의 엔딩을 지니고 있습니다. 동인 게임 제작 커뮤니티 KAMU와 제작자 블로그에 소개되었습니다.
* 제작자 블로그 배포 페이지 :
http://blog.naver.com/queen216/140195206972
* KAMU 배포 페이지 :
http://cafe.naver.com/leafs/103026
게임 플레이
게임 플레이 자체는 단조롭습니다. 하나의 루트에 2번의 선택지가 나와 각각 2개의 분기를 제공합니다. 도합 4개의 루트가 존재하는데 그 모두가 엔딩으로 이어지니 플레이에 있어서 스트레스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엔딩을 보고 나면 해금되는 추가 요소들도 있어 여러모로 신경쓴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전에 리뷰했던 Project Gaea(
http://etude87.tistory.com/32)가 무의미한 선택지 배열로 망한 케이스라면 이 작품은 원하는 중복된 엔딩을 피해 볼 수 있게 하는데는 성공했으나 그 선택지만 가지고 플레이어가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적어 선택과는 무관한 전개를 체험하게 된다는 점에서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 부분은 실패했다고 봅니다. 더불어 Project Gaea는 적어도 '저X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라!' 같은 게임 목표가 존재 했었습니다만, 본 작품은 소설이라는 속성에 치우쳐 제작된 터라 플레이어의 동기를 자극하는데에도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비주얼 노벨 자체가 게임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려있는 장르입니다. 선택지가 없어 게임으로 보기 어렵다고도 주장되는 것이 키네틱 노벨과 같은 것이 있는가 하면, 비주얼 노벨이면서도 전투, 어드벤쳐, 시뮬레이션까지 구현되어 있는 물건이 있는 만큼 이를 가지고 단정지어 말하기 어렵습니다. 워낙 독특한 장르의 것이 섞여있는 것이 이 비주얼 노벨이라는 장르이기 때문에 게임이라는 측면으로만 평하기엔 사실 어렵습니다. 하지만 게임으로 제작된 비주얼 노벨에서 이런 부분은 단점으로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시나리오의 소재는 자극적인 것으로 재미있었다고 생각합니다만, 1인칭 시점의 게임임에도 그 주인공이 매번 변경되는 까닭에 몰입이 어려웠습니다. 여기엔 대사가 아닌 생각을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해당 지문의 주인이 누구인지 문맥으로 판단하지 않는 이상 알기 어려웠다는 점도 한몫했다고 봅니다.
더불어 작은 볼륨에서 일어난 몇개 안되는 사건에 비해 그 결과는 너무 급작스럽다 여길 만한 것들이 많은 터라 짐작은 할 수 있으나 충분히 납득시켜주지 못하고 지나간 부분도 많습니다. 물론 게임내 모든 선택지를 각각의 엔딩으로 연결시킨 작품이다보니 여기서 더 길이가 늘어났다간 사단이 일어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전에 설명되지 않은채 흘러가버린 급전개에 대한 충분한 해명을 해줄 필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픽&사운드
게임 전체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그래픽입니다. 상당히 많이 공을 들인 그래픽이 게임 전반의 분위기를 주도합니다. 그에 반해 사운드는 분위기가 동떨어진 것은 아님에도 영 거슬립니다. 게임내 스토리 라인을 따라잡지 못해 싱크가 맞지 않은 것처럼 겉도는 부분이 많아 게임의 몰입을 되려 방해합니다.
나가며
메뉴에서 ESC를 누르면 존재하지 않는 스크립트 파일을 호출하는데 실패해 에러메시지를 팝업하는 등의 전체적인 완성도는 다소 부족한 듯한 작품이긴 합니다만, 비주얼적으로는 상당히 우수하기 때문에 한번쯤 플레이 해보는 것도 제작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