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 본 리뷰에는 미리니름(spoiler)이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뒤로가기를 눌러주십시오.
1. FTL: Faster Than Light
FTL: Faster Than Light(이하 FTL)는 Subset Games가 2012년도에 제작한 인디 전략 게임입니다. 로그라이크적 요소를 차용한 것으로도 이슈가 된 작품으로 자신만의 함선을 조종해 최종적으로 적(반란군)의 기함을 격퇴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입니다.
이
리뷰를 작성하면서 플레이한 것은 Steam판 입니다. 본 작품은 PC 및 iOS용으로 제작되었으며, Steam을 통해서 서비스 중입니다. 여러 기기로 출시되었으나 저는 Steam에 출시된 버전을 체험했음을 밝힙니다.
이 게임은 현재 PC와 iOS 모두 동일하게 $9.99에 판매 중입니다. 각종 인디 번들로도 출시된 이력이 있으며, 기타 각종 판매처들에서 종종 할인하곤 합니다.
바닐라 모드 상태로 100시간 넘게 플레이 하면서 모든 함선을 해금했습니다만, 매번 언제 리뷰를 작성해야 할까 망설이다가 그래도 얼마 안남은 모든 함선 엔딩을 보기전에는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제서야 리뷰를 적어봅니다.
본 리뷰에는 다소 게임 내용에 대한 누설(스포일러)이 많으므로 이를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잠시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FTL에서 가장 부각되는 부분은 바로 로그라이크의 요소를 차용했다는 것입니다. 반복 플레이를 요구하는 게임에서 매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많은 무작위 요소를 추가했으며, 새출발에 힘을 실코자 지난 플레이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다시 시작해도 부담없는 짧은 볼륨에 게임 데이터의 삭제를 했습니다.
줄여말하자면 핵심은 이겁니다. 이 게임은 로그라이크의 강점을 잘 살린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3. 마이크로 컨트롤
실시간 턴제 기반의 함대함 전투를 차용하고 있는 이 게임은 일시정지를 통한 세밀한 컨트롤을 요구합니다. 적의 방어막을 벗겨내고 다시 충전되기 직전의 찰나에 빔병기로 내부를 그어버리거나, 레이저 병기가 모두 충전됨과 동시에 일점사를 하거나, 적의 미사일 사출 직전에 잠깐 치료소나 산소공급 장치 등에 공급되는 에너지를 유용해서 방어드론을 켜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격추하고 다시 끈다거나, 강습한 적 선원을 질식사 시키기 위해서 선원을 보내 전투와 비전투 상태를 오가게 만들어 격벽의 파괴를 지연시키는 등등 제한된 에너지 공급하에서 가진 시스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다양한 방식의 플레이가 초반 진행부터 극후반 보스전까지 요구되므로 플레이어는 항상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고 플레이 해야 합니다.
4. 군더더기 없는 볼륨
추격하는 반란군을 피해서 8개의 구역을 거치는 동안 힘을 기르고 나아가 최후의 결전에서 보스를 격퇴하는 플레이 과정에는 어느 한 부분 뺄 것이 없습니다. 상당히 깔끔한 구성으로 킥스타터 후원자가 잔뜩이라 끝날줄 모르는 엔딩 크래딧이 올라오는 순간에는 한톨의 부족함도 없는 충만함이 자리합니다.
5. 쉽지 않은 쉬움
게임의 난이도는 쉬움, 보통, 어려움의 3단계로 나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보통의 게임이라면 처음 플레이하는 유저를 기준삼아서 가장 밸런스있게 제작된 것이 보통이며, 게임이라는 것 자체에 익숙하지 못한 일반인들을 위한 것이 쉬움, 어떤 게임이라도 첫 플레이로 척척 엔딩까지 볼 수 있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위한 것이 어려움이겠습니다만, FTL에서의 쉬움은 난이도들 중에서 가장 쉬움일 뿐입니다.
적선이 다소 강해지고 획득 가능한 스크랩(통화단위)가 줄어든다는 것이 난이도의 차이라고 합니다만, 이걸 줄여 말하자면 당신은 조금 더 운이 좋아야 합니다로 축약됩니다. 생각보다 무작위 요소가 많은 게임이기에 쉬움을 해도 안될게임은 안되고, 어려움을 해도 될게임은 됩니다. 그래서 쉬움이나 어려움이나 도찐개찐인데 즐기려고 하는 게임에 스트레스를 조금 덜 받고자 한다면 그래도 쉬움이 좋다고 봅니다.
6. 모든 길은 보스전으로 통한다
FTL의 백미는 3단계 페이즈를 보유한 보스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8구역까지의 모든 여정은 바로 반란군의 기함과의 전투를 위한 것으로 플레이어는 첫 도약의 순간부터 이를 염두해둔채로 함선을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 때문에 처음 플레이하는 유저로써는 이러한 보스의 패턴을 미리 알기 어렵기에 사실상 처음 플레이로 바로 보스까지 클리어한다는 것이 불가능 합니다.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이러한 강대한 적을 패퇴시키기 위해서 계획하고 진행해야 하는 게임이다보니 보스의 패턴이 매번 바뀌어버린다거나 한다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난감한 일이겠습니다만, 제대로 보스 패턴에 대응하는 조합을 갖추지 못하면 8구역까지 가서 보스에게 터지나 그전에 터지나 매한가지기 때문에 고정된 보스의 패턴에 맞게 함선을 발전시켜나가야 하다보니 전략적 다양성이 다소 좀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일방향적인 플레이를 보다 다양화 하고자 각종 도전과제들을 제공하고는 있습니다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까지는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깔끔한 구성의 멋진 게임입니다만, 모든 함선으로 엔딩을 보고 나면 다소 억지스럽기도 한 도전과제 달성외엔 보잘것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난이도를 올려가면서 엔딩을 보는 것은 생각보다 매력적이지 않은 요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다행이도 공식 포럼에는 게임을 보다 풍성하게 바꿔줄 수 있는 여러 모드들이 제작 배포되고 있습니다. 이미 게임에 익숙해져버린 플레이어도 다시금 함선의 조합을 고민하고 처음 보는 이벤트에 당황하게 만들만한 풍부한 요소들이지요. 물론 생각보다 그렇게 많은 모드가 제작되지는 않았기는 합니다만,
8. 당신의 지름도 빛보다 빠르게!
이 게임에 대해서는 본 리뷰에서 충분히 이야기 하지 못한 것들도 많습니다. 예컨데 특수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선원의 경험치 노가다라든지 숨겨진 이벤트들의 매력이라든지 보다 공략이나 팁에 속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 리뷰에서 하나도 다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 게임에 대해서 충분히 하고 싶은 말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리뷰를 읽으신 모든 분들의 라이브러리에 FTL이 입주하길 바라며 이만 마칩니다.
9. 플레이 영상
스왈로우 함선으로 쉬움 모드에 Advanced Edition을 적용해서 플레이한 영상입니다. 중간 중간 자잘한 실수가 있습니다만, 대략적인 게임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본 영상은 보스클리어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스포일링을 꺼리는 분들께서는 재생을 자제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