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 본 리뷰에는 미리니름(spoiler)이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뒤로가기를 눌러주십시오.
Legend of Dungeon은 Steam에서 판매되고 있는 인디게임입니다. 26층짜리 랜덤 생성되는 던전, 4인까지 로컬 멀티플레이 지원, 아름다운 그래픽, 다양한 모자 코스튬을 내세운 작품으로 요번 겨울 세일에서 85% off를 찍은 물건입니다. 로컬 멀티플레이가 되는 물건이라서 지인과 함께 2인 플레이를 해보고, 혼자서도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 Steam의 Legend of Dungeon : http://store.steampowered.com/app/238280/
로컬멀티플레이를 염두해서 제작된 게임이라서인지 상당히 단순한 조작으로 구성된 게임입니다. 조작은 이동, 공격 또는 아이템사용, 아이템 버리기, 이전 이후 아이템 선택, 점프 정도가 전부입니다. 같은 화면과 같은 키보드(또는 각자의 게임패드)를 사용해야 하는 만큼 화면을 가리는 윈도우의 사용 같은건 엄두내기 힘들기 때문에 UI역시 몬스터헌터식의 간단한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옵션에 들어가면 게임의 조작 키설정과 더불어 게임 모드 설정이 있습니다. 게임의 모드는 Normal, Impossible, Speed, Daily로 나뉘는데 단순한 게임의 난이도에 따른 분류 또는 하이스코어 기록과 관련된 분류일 뿐입니다. Speed모드의 경우 몹들이 빨리 이동한다는 건지 아니면 빨리 클리어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게임 전반적으로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함께하다보니 설명이 많이 부족한 기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에서 가장 칭찬해 줄만한 부분이라면 쓸데없이 번쩍이는 이펙트가 아닌 시작 장소인 The Tavern(선술집)입니다. 4인까지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이면서도 별도의 선택 메뉴 없이도 자연스럽게 키조작을 해서 선술집에 입장하면 되도록 한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물론 시작 인원이 한번 정해지고 나면 그 이후로는 중간에 난입을 한다던가 하는 것이 불가능 해지기 때문에 양날의 검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작시 가져갈만한 각종 아이템들도 구비되어 있고, 자신의 캐릭터 성별에 맞는 화장실에 들어가는 경우 랜덤으로 캐릭터가 변경 되기도 합니다만, 첫 플레이에서는 놓치고 넘어가기 쉬운 만큼 좀 더 친절한 안내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격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기모으기 공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기모으기 공격의 경우 기를 모으고 있다보면 이동속도가 저하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방금 나온 통로는 붉은색 빛을, 그 다음에는 보라색 빛으로 변경되는 부분 등은 복붙해서 거기서 거기같이 생긴 이 미로같은 던전에서 그나마 도움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프레이 아이템을 사용하면 벽에 체크를 해둘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프레이의 경우 몬헌식 아이템 사용이다보니 빠르게 사용하려면 핫키 등록이 필수인데 핫키 등록은 2개가 전부이기에 하나는 무기에 넣고 다른 하나는 (광산 모자를 얻기 전까진)램프에 등록하는 것이 좋다보니 그 중 하나를 스프레이에 할당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딱히 사용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없는 물품이기에 로컬 멀티를 하더라도 귀찮아서 안 사용하게 되더군요.
싱글플레이와 로컬 멀티플레이를 둘 다 해본 감상을 말하자면, 게임에 있어서의 긴장감 같은 것은 확실히 싱글 플레이가 더 있는 편입니다. 로컬 멀티 플레이의 경우 한명이라도 생존해 있는 경우 몬스터를 물리쳐 얻을 수 있는 영혼 조각을 모아 부활이 가능하다 보니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물론 매번 부활을 반복할때마다 10개부터 시작해서 3개씩 그 요구량이 증가하며, 사망시 소지하고 있는 모든 물품과 금전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부활후 HP 5로 되살아 난 다음 바로 다시 죽기도 쉽다는 문제도 있습니다만 그래도 싱글플레이에 비해선 쉽습니다. 여럿이서 하다보면 빨리빨리 기다리거나 질질 끄는 것이 답답한 부분이 되므로 빨리빨리 진행하게 되는 부분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26층자리 랜덤 생성되는 던전에 여러 몬스터가 존재하는 게임이라지만 게임의 소개문과 달리 게임은 전반적으로 루즈한 편입니다. 물론 근접 무기를 계속 사용한다면 피가 쭉쭉 빠져 긴장감의 연속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해골 소환 마법서를 얻고난뒤의 진행은 그저 소환의 연속 뿐이었습니다. 게임의 목표가 하이스코어 내기라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단순한 구조에 계속 내려가기만 반복하는 던전 어디에서 재미를 찾아야 하는지 매우 난감하기도 했었습니다. 랜덤하게 조우하는 상인을 통해서 아이템 구매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정말 보기가 어렵고 하는 짓이라곤 결국 기모으기 빼면 평타이기 때문에 전투마저 지루합니다.
근접무기는 죄다 맞고 체력이 까이기 일수인 터라 그다지 추천하기 어려우며, 그나마 해골소환 아이템이 사기성이 짙은 아이템으로 추천할만합니다.
지난 리뷰에서 그리 좋은 평을 하지 않은 Hack, Slash, Loot(http://etude87.tistory.com/64)과 비교해 보아도 확실히 재미가 없습니다. 쓸데없이 길이만 긴 26층짜리 던전아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각종 파티클과 광원을 잘 사용해 그래픽 자체는 시각적인 충족감을 채워줍니다. 다만 때론 너무 과한감이 없지 않아 조금은 줄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게임 효과음에 비해 배경음악이 다소 큰편입니다. 굉장히 낮춰보지만 그래도 BGM이 큰편입니다.
그래도 겨울 맞이 산타모자를 쓴 몬스터가 등장하는 등 업데이트는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크게 기대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발전하는 모습이 보고는 싶습니다. 플래쉬 게임 수준의 단순함이 괴롭지만, 일단 외견은 그럴싸하니 열심히 만들다 보면 더 재미있게 될 수도 있으리라 봅니다. 세일이라고 구매해 보았었습니다만, 인디 번들로 껴주는 것이 아닌이상 이 게임만 보고 구매를 하지 않으시길 권장하며 리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