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 본 리뷰에는 미리니름(spoiler)이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뒤로가기를 눌러주십시오.
I Hate Pencil은 제1회 니오팅 게임 제작 대회를 맞이해서 Alpheratz(정이, 박상락)에서 제작한 미니게임입니다. 게임메이커8로 제작된 게임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묘한 유행이 있던 손가락 사이 찍기 놀이를 모태로 제작된 게임입니다. 보통은 컴퓨터용 사이인펜 뒷꽁무니로도 아파서 하는 사람이 드문 놀이인데 컴퓨터게임에 걸맞게 살벌한 샤프가 손가락 사이를 오가는군요. 물론 원작과 달리 인체에 무해한 게임이니 마음껏 하셔도 됩니다.
※ 본 리뷰 이후 업데이트가 있어 리뷰 내용과 게임 내용이 일부 상이할 수 있습니다.
* 제작자 블로그 : http://shw1208.blog.me/70185299050
* 아방스 완성작 게시판 : http://avangs.info/1289914
* 니오팅 일반게임 게시판 : http://nioting.com/xe/427370
게임의 진행은 간단합니다. 아무키나 누르면 손가락 사이를 오가는 샤프가 쿵 하고 책상을 찍습니다. 하이스코어가 목표인 게임으로 손가락을 찍으면 손등에 새겨진 하트가 하나 사라지기 때문에 얼마나 잘 피해서 책상을 찍느냐가 관건입니다. 점수가 높아질수록 샤프가 이동하는 속도 또한 급속도로 높아지며, 점점 화면이 어두워지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내는 것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하트가 모두 사라져 게임오버가 되면 이름입력란으로 넘어갑니다. 점수는 해당 컴퓨터가 아닌 온라인에 기록되어 다른 사람들의 점수를 볼 수 있습니다. 이후 재도전은 R키를 누르면 되도록 간편하게 되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매우 깔끔한 그래픽과 간편한 조작이 돋보이는 게임입니다. 아이작의 등짝처럼 손등에 올라온 하트라든지, 책상의 낙서처럼 올라온 스탭롤 등이 인상적입니다. 현실에선 있을일 없는 샤프가 쿵쿵 소리나면서 찍는 것은 상당히 임팩트가 있어 저도 모르게 움찔하게 합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인이 다소 아쉬운 부분도 보입니다. 손가락을 피해서 책상을 찍는 것이 관건이기에 조금만 생각해보면 새끼손가락 우측으로 너른 공간이 핵심이라는 것을 손쉽게 눈치챌 수 있습니다. 손가락 사이는 공간이 협소할 뿐더러 샤프의 이동속도가 엄지손가락에서 새끼손가락까지 왕복하는 것이 가장 느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른 손가락 사이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 속도가 올라가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모태가된 손가락 사이찍기 게임을 잘 가져와 새끼손가락으로 부터 차례로 오가도록 한 것은 잘 구현했습니다만, 그저 오가기만 할뿐입니다. 손가락 사이를 찍든 빈 여백을 찍든 동일하다면 굳이 무리해가며 손가락 사이를 찍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토록 게임의 승리 전략이 확연한데, 이 방법이 상당히 인내를 요구하는 지루한 방법이기에 제작자의 의도와는 달리 상당히 지루한 쪽으로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기획이 실패했다고 봅니다. 차라리 손가락 사이를 순서대로 찍도록 하되, 손가락을 찍으면 중단, 찍지 못하고 넘어가버리면 감점, 아슬아슬하게 찍으면 보너스를 주는 등 판정을 세밀화 시킨뒤 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까지의 속도증가를해 제한된 플레이 구간내에서의 하이스코어 내는 것을 했으면 어떠했을까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것으로는 Top4 안에 들지 않으면 자신의 순위를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최고기록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좋으나, 정작 본인의 플레이에 대한 피드백이 부족하므로, 스크롤을 할 수 있거나, 아니면 옆에 자신의 등수라도 소개가 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상당히 신선한 게임이고 해보지 못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한번 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그냥 하기엔 다소 지루해질 수 있으므로 자체적으로 손가락 사이를 건너뛰지 말기 등의 규칙을 정해서 해보신다면 굉장히 안전하면서도 아찔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상당히 좋은 내기거리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